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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앞에서 8일째 단식하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7일 밤 응급실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서울경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선거제·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등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 농성에 돌입했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7일 밤 병원으로 옮겨졌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11시 7분께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 설치된 농성 텐트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다가 의료진에 의해 발견됐다. 당시 황 대표는 호흡은 이뤄지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는 들것에 실려 텐트 밖으로 옮겨졌다. 이후 농성장 근처에 대기 중이던 구급차에 태워져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됐다. 황 대표는 구급차 이송 도중 의료진의 응급조치를 받았고, 현재 병원 응급실로 들어갔다. 아직 정확한 상태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동안 황 대표 주위 인사들은 추위 속에 밖에서 잠을 자는 노숙 단식에 우려를 보이며 중단을 권유했다. 하지만 황 대표는 이날까지도 “아직 할 일이 남았다”며 단식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현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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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분의 일 운동 <상> 함께 땀 흘리는 목회자들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지난 25일 인터뷰를 한 김오열(왼쪽) 최영섭(가운데) 박병욱 목사. 송지수 인턴기자“최 목사님은 과수원 일이 체질이신가 봐요. 지치지도 않고 사과를 따내시는데 제가 따라가질 못하겠더라고요.”(박병욱 회복의교회 목사)
“올해 농장에 풍년이 들어서 더 일이 많았나 봅니다. 몸은 힘들어도 수확이 늘어 좋아하실 분들 생각하니 기분이 좋던데요.”(김오열 예수복음교회 목사)
“이젠 태풍이나 우박 때문에 농가에서 피해 입었다는 뉴스를 접하면 문경 쪽은 피해 없는지부터 확인하게 돼. 농장 일꾼 다 됐어.(웃음)”(최영섭 마을안교회 목사)
세 사람의 대화엔 함께 일하며 땀 흘린 동지로서의 끈끈함과 정겨움이 느껴졌다.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지난 25일 만난 이들은 인천에서 사역하는 목회자들이다. 교단과 중심사역, 사역 기간은 모두 제각각이지만 ‘노동’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가 우릴 위해 피땀 흘린 마음을 이해하고 성도들을 섬기자는 마음으로 뭉쳤다. 이름하여 ‘삼십분의 일 운동’. 자성, 섬김, 생활개혁을 목표로 교파를 초월해 모인 목사들이 한 달에 하루 현장에서 직접 노동하고 그 임금으로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돕는다.
운동본부 대표로 12년째 사역을 이끌고 있는 최 목사는 “돌아보면 매달 하루씩 노동했던 순간들이 목회를 든든히 세워 준 기둥이자 하나님 앞에 나를 붙들어 매준 원동력이었다”고 했다. 운동에 동참하는 지역 목회자는 10여명. 주로 건설 현장이나 농장을 방문해 노동을 하고 일당을 모아 노인복지관, 쪽방촌 등을 방문한다. 저소득층 가정을 찾아가 도배하거나 아파트 경비원의 구두를 닦아주기도 한다. 겨울철엔 노숙인 밀집지역에 포장마차를 열고 호떡 어묵 등을 대접한다.
‘삼십분의 일 운동’ 회원 목회자들이 지난 15일 경북 문경의 사과 농장에서 노동을 마친 뒤 스태프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오열 박병욱 최영섭 목사. 삼십분의일운동본부 제공 세 목사는 지난 15일 경북 문경의 사과 농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3년 전 처음 방문하기 시작해 매년 서너 차례 찾는 곳이다. 이들은 이날 100상자 넘는 사과를 수확했다. 박 목사는 “4월쯤 꽃 따기 작업을 시작으로 열매솎기, 과실 돌려주기, 봉지 씌우기 등의 작업이 이어진다”면서 “처음엔 사과 하나 따는 것도 어색했는데 지금은 ‘달인’이 됐다”며 웃었다.
이웃 섬김을 위한 봉사와 무엇이 다를까. 최 목사는 “봉사는 자신의 현재 직책을 그대로 둔 채 섬기는 것이라면 노동은 그 직책을 내려놓고 오롯이 노동자의 옷으로 갈아입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목사도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님이 사람의 몸으로 이 땅에 내려오셨기 때문에 사람인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며 “성도들도 일일이 표현하진 않지만, 자신과 같은 시선으로 바라봐 주는 목회자의 삶을 지켜보며 신뢰를 가진다”고 덧붙였다.
운동본부는 목회자로서 노동에 참여하는 것의 의미와 정신을 확산시키기 위해 지난해부터 전국 신학대와 신학대학원 학생 대표들을 찾아갔다. 예비 목회자 시절부터 노동의 의미와 노동현장에 있는 성도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박 목사는 “꼭 30일 중 하루가 아니더라도 십일조를 지키는 것처럼 노동을 하기 위해 정해진 시간을 내어놓는 목회자가 늘어난다면 여전히 걸음마 수준인 목회자 이중직에 대한 인식도 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1월엔 감리교신학대 서울신대 협성대의 신대원과 고려신학대학원, 아세아연합신학대 장로회신학대 침례신학대 서울신대 한세대의 신학과 학부 등 전국 9개 신학대 학생대표 20여명과 함께 종교개혁지 순례를 떠날 예정이다. 참가학생 전원의 순례비용을 운동본부가 지원한다. 지난 4월과 9월 두 차례 학생대표들과 이를 위한 사전모임도 가졌다. 소요 예산은 7000여만원, 현재까지 운동본부 회원교회 중심으로 3000만원을 모금했다. 대부분 성도 수 100명 미만의 교회들이다.
박 목사는 “신학도들이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종교개혁지에서 교제하며 노동의 가치를 가슴에 품는다면 목회 현장에 나가서도 언제 어떤 형태로든 협력할 수 있는 씨앗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분열과 갈등 때문에 지탄받는 한국교회가 다음세대엔 협력과 상호존중의 아이콘이 될 수 있도록 전국 교회와 성도들이 후원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운동본부는 앞으로 매년 겨울 ‘학생대표단 종교개혁지 순례’를 정례화하고 여름에는 학교별 총학생회 중심으로 ‘선행 실천대회’를 열어 우수학교를 시상할 계획이다. 세 사람은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분주하게 논의에 나섰다.
최 목사가 2017년 1월 서울 영등포역 앞에서 노숙인들을 위해 호떡을 굽는 모습. 삼십분의일운동본부 제공
“다음 달엔 신학대 학생들과 함께 노숙인들을 찾아가 직접 만든 호떡과 어묵을 대접할 겁니다. 매서운 추위가 온기로 싹 달아나게요.”
최기영 기자
[email protected] ◇학생대표단 순례 후원:
356-1409-0575-93
(예금주: 최영섭·전국신학대학교
학생대표단)
◇문의: 010-6414-4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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